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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가기 전, 이곳 한번 꼭 들러봐
- 작성자 : 정도길
- 작성일 : 2011.04.04
- 조회수 : 5703
- 첨부파일
▲ 희망 여러송이 수선화가 한 꺼번에 집단으로 피어 있다. 기자에게는 희망을 주는 느낌이다. |
▲ 외로움 홀로 핀 수선화. 외로움을 잔뜩 한 모습이다. |
▲ 부부 두 송이 수선화. 이곳 공곶마을에는 강명식 할아버지 부부가 곱게 핀 수선화처럼 다정스레 농장을 가꾸며 살고 있다. |
공고지는 봄꽃인 수선화로 유명하다. 2006년 3월 26일 이곳에 관한 기사를 쓴 후, 하루 차이도 없이 꼭 5년 만에 다시 찾아 가는 길이다. 물론, 그간 몇 번 다녀 온 적이 있지만, 봄에 가기는 그 이후로 처음이다. 예나 지금이나 가는 길은 가파른 고갯길로 올라서야 한다. 국립공원지역이라 도로를 포장하기 어려운 곳으로, 예전보다 나은 점이 있다면 폭이 넓어 다니기에는 조금 낫다는 점.
20여 분 비탈길을 오르면, 거친 숨 때문에 조금 쉬어가야겠다고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일부러 쉴 필요가 없다. 그때쯤이면 산언덕에 올라서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이할 수 있기에. 앞으로는 내도가 보이고, 멀리로는 해금강이 보인다. 유람선이 흰 물살을 일으키며 외도와 해금강을 바삐 오가며, 봄 바다를 갈라놓는다.
▲ 공곶입구안내판 공곶마을 입구에는 강명식 할아버지와 수선화꽃을 담은 안내판이 이곳의 내력을 설명하고 있다. |
한숨을 돌리고 나면 급경사 내리막길로 접어든다. 양쪽으로 울창한 동백나무는 꽃 터널을 만들고 땅바닥에 떨어진 붉디붉은 꽃잎은 비단길을 깔아 놓은 것만 같다. 돌계단을 하염없이 내리 걷고 또 걸었다. 울창한 동백 숲은 어두컴컴한 골목길을 만들어 놓았다. 돌계단이 몇 개인지 세어가며 내리 걷는 기분도 쏠쏠한 재미다.
▲ 내도 공곶마을에 바라 본 내도. |
이곳 동백은 한 동백꽃이라고 한다. 찰 한(寒)자를 써서 겨울에 피는 동백이라는 의미란다. 사실 동백은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피고지고를 반복하는 꽃이다. 거제도나 여수를 비롯한 남해안에서 바닷바람을 맞이해야만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다. 땅바닥에 떨어진 붉은 꽃잎은 사랑 한번 해 보지 못한 늙은 총각의 슬픈 눈물인 듯, 보이는 것은 왜일까?
▲ 독일수선화 독일에서 들여왔다고 해서 할아버지 부부는 독일수선화라고 부른다. |
▲ 제주도수선화 제주도수선화 |
이날 열 한 시경 도착, 오후 두 시까지 머물렀는데, 방문객은 줄잡아 2천여 명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수선화 밭은 노랑 꽃 물결로 일렁인다. 그 너머로는 푸른 물결이 넘실대며 배 한척이 흰 물살을 가르며 지나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수선화 꽃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어떤 사람은 수선화 꽃이 핀 밭으로 들어가 사진을 찍어대지만,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 동백꽃 햇볕을 받은 동백은 더욱 선명한 빛을 뿜어내고 있다. |
어떤 사람은 꽃밭을 드나들고 가끔은 농작물을 다치게 하지만, 노부부는 싫은 말 하지 않고, 그러려니 한다. 처음 대하는 손님이지만 차 한 잔 꺼내놓기 주저하지 않을 정도로 정이 많다. 개인농지인 이 곳에 수선화 피는 계절이 돌아오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은 노부부의 정이 있어서라는 생각이다.
▲ 새싹 거제도 공곶마을에는 봄이 오는 소리로 가득하다. |
카메라는 봄 소리를 담기에 바쁘다. 렌즈를 갈아 끼우는 작업도 쉬운 게 아니다. 가방에서 꺼내 다시 빼고, 끼우고 하는 반복 작업에서 왜 이렇게 할까 스스로 물어보지만 신통한 답은 없다. 그저 사진 찍기가 좋아서라는. 걷다가 좋은 피사체가 보이면 수 십장의 셔터를 누른다. 예전과 달리 필름을 사용하지 않기에, 돈이 더 들 걱정도 할 필요가 없다. 많은 사진을 찍어 좋은 것만 골라 쓰는 재미도 있는 것이 디지털카메라가 아닌가?
▲ 동백꽃 공곶마을을 구경하고 나가는 출구에는 한 송이 동백꽃이 목을 길게 내민 듯 달려있다. 뒤로 어두운 동백꽃터널을 올라서야만 밖으로 나갈 수 있다. |
봄소식을 전하는 봄 소리란 무얼까? 수선화 꽃 피는 소리, 담쟁이 넝쿨 눈 솟는 소리, 바닷바람 이는 소리, 파도에 몽돌 구르는 소리, 할아버지 댁 강아지 눈 웃음소리 그리고 할아버지 부부의 정겨운 대화 나누는 소리가 아닐까. 이 소리는 올 봄 내내 거제도 일운면 한적한 공곶마을에 울려 퍼질 것이다. 봄 소리를 듣고자 한다면 올 봄 가기 전, 이 곳을 찾아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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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2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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