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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면 시장(市場)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0.12.22
- 조회수 : 4033
거제면 시장(市場)
무기력한 하루 하루를 보내다 보면, 활기차게 사는 사람들이 부러울 때가 있다. 나는 삶이 지루하거나 무기력할때 새벽시장을 찾아가 새로운 각오와 다짐을 하곤 했다. 이번엔 거제 5일장을 찾아 나섰다. 비록 새벽시장은 아니지만, 내 삶에 활력을 불어 넣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어느 재래 시장과 마찬가지로 거제시장은 동쪽하늘이 밝아오는 새벽부터 열린다 한다.
시장에 도착하니 난전이 들어서 많은 사람들과 상인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집 앞 텃밭에서 수확한 듯한 나물과 채소들을 내놓고 파는 할머니부터 트럭에 신나는 트로트를 틀어놓으며 과일을 파는 아저씨, 젊은 세대들이 입어도 전혀 시대에 떨어질 것 같지 않는 알록달록한 옷을 파는 아주머니들까지 남녀노소 막론하고 거제 5일장에는 없는 것 빼곤 다 있는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장소였다.
그중에서도 거제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신선한 거제 특산물들이 눈에 띄었다. 한참 유자철이라 그런지 여기저기에 유자를 내어 놓고 파는 상인들이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거제도산 파인애플이었다. 시중에 거래되는 외국산 파인애플보다 크기는 작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파인애플이 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였다.
거제시장에서 필요한 것을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곳에는 다양한 볼거리 자체가 매력이었던 것 같았다. 기다란 흰 수염을 기르고 전통복장에 갓 까지 쓰신 할아버지부터 사람들이 지나갈 때 마다 큰소리로 호객을 하고 여기저기서 흥정을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언제나 대형 슈퍼마켓의 시스템에 익숙해져 사는 우리들에게 색다른 볼거리이자 교훈을 안겨 주고 있었다.
말 그대로 거제시장은 정이 오고가며 웃음이 있고, 생동감 흐르는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께서도 어린 조카에게 맛있는 것을 해주시려는지 이것저것 흥정하면서 몇 가지를 고르고 계셨다. 그러던 중 발견한 뻥튀기! 아니 어릴 적에 봤던 기억이 새록 새록 돋아나고 있었다. ‘뻥이요~’ 라는 소리에 그 소리를 무척이나 무서워 하던 어릴적 나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다.
어릴적 추억을 떠올리며 뻥튀기를 사기로 했다. 1봉지에 3천원이었지만 인심 좋아 보이는 아쩌씨는 엄청난 양을 담아주셨다.
수산물 코너에서는 아주머니께서 사람 팔뚝만한 감성돔을 보이시며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고 여기저기서 상인과 손님 사이에 수다 떠는 소리가 정겹게 들려왔다.
‘역시 대형 슈퍼마켓하고는 다르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지금껏 이런것을 잊고 살았던 내 자신이 한심스러워 졌다.
거제시장은 거제도에서 유일한 재래 5일장으로 거제면사무소 일대에 펼쳐진다. 장이 서는 날이면 거제 상인들뿐만 아니라 인근 통영, 고성 등에서 상인들이 몰려와 북새통을 이루며 수산물, 공산품, 농산물 등 다양한 상품들이 거래가 되는 전통시장이다.
거제 5일장의 가축시장은 새벽 5시부터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여 7시쯤이면 거의 끝이나기 때문에 가축시장을 이용하려면 일찍 가야만 할 것이다.
그리고 6시부터 8시까지는 그날 새벽에 잡아온 싱싱한 해산물과 활어들을 구매할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 비해 규모가 많이 줄었다고 하나 아직까지 이곳에서 싱싱한 야채나 생선 등 갖가지 물품들을 싼 값에 구매가 가능한 곳이라 할머니께서는 말을 하였다. 또한 중요한 것이 약 11시에서 정오쯤이면 장이 마감을 한다고 하니 게으른 사람은 거제시장의 인정과 신선한 장면을 구경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터라는 곳은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에게 특별하면서도 많은 의미가 있는 장소이다. 단순한 물물교환의 장소이기 이전에 지역 밖의 사람들과 만남을 나누는 장소이며 보부상을 통해 산 너머 마을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듣는 광장이라는 말이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비록 지금은 문명이 발달하고 편리한 대형 슈퍼마켓의 등장으로 점점 쇠퇴해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주고받는 말이 있고 오가는 정이 있는 재래시장이야 말고 진정으로 우리가 가꾸고 보전해야할 중요한 유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거제도의 유일한 전통 5일 재래시장인 거제시장에서 지금껏 잊혀져 왔던 따뜻한 인심과 정, 사람 사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활력넘치는 현장이 우리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거제시장 오는길
거제대교-14번국도 사등방면-사곡삼거리 거제방면 우회전-거제면-거제면사무소 일대
재래 5일장 (매월 4, 9, 14, 19, 24, 29일)
주변 볼거리 : 거제현관아, 거제초등학교, 거제향교, 옥산금성
- 담당부서 : 문화관광국 관광과 055-639-4161
최종수정일 : 202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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