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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부석의 슬픈 이야기

    까마득한 옛날, 남부면 갈곶리에 다정한 신혼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생계를 위해 신랑은 매일같이 고기잡이하러 바다로 나갔습니다. 어여쁜 신부 또한 썰물 때면 조개를 캐러 갯벌로 나갔습니다. 이들 부부의 터전은 오직 바다였습니다. 한창 신혼이라 서로 좋아하는 마음에 한시라도 떨어지기가 싫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바다로 나가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으니까요.

    망부석의 슬픈 이야기

  • 그러던 어느 날, 큰일이 일어났습니다. 고기잡이를 하러 갔던 신랑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거센 풍랑이 일어 빠져나오지 못한 채 그만 물에 빠져 죽고 말았답니다

    "아니야, 오늘은 조기를 잡아 온다고 했어. 그 돈으로 예쁜 신발을 사 준다고 했는데. 곧 올 거야. 언제까지라도 난 당신을 기다릴 테야."

    홀로 남은 신부는 매일같이 눈물로 보냈습니다. 신랑의 죽음을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금방이라도 대문을 열고 들어설 것만 같았습니다. 작은 소리에도 사립문을 쳐다보았습니다. 살아서 돌아올 것만 같아 문을 잠그지도 못했습니다.

    잘 먹지도 못하고 신랑만 그리워하는 나날이었습니다. 갈수록 몸이 쇠약해지면서 헛소리를 하곤 했습니다. 이를 본 동네 사람들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멍하니 앉아 바다만 바라보았습니다.

    "저러다 큰일 나겠어."
    "정신이라도 놓으면 어떡하라고."
    "누가 새댁 좀 강렬히 말려 봐요."
    "도통 말을 듣지 않아."
    "흰죽이라도 해서 갖다 주면 숟가락도 걸치지 않고 있다네."

  • 홀로 남은 신부는 마을 사람들의 걱정에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해가 뜨자마자 집을 나섭니다. 높이 솟은 바위에 올라 먼 수평선을 바라봅니다. 지금이라도 돌아올까 눈을 크게 뜨고 꼼짝 않고 바다만 바라봅니다. 그리움에 목이 잠깁니다. 아무도 없는 이 바위가 마냥 좋은 모양입니다. 마음껏 목 놓고 울 수 있으니까요. 큰 소리로 불러도 보고 원망도 하며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남편을 배웅하던 그 자리에 서 있습니다.

    어느 날인가 마을 사람들의 걱정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며칠 째 새댁이 보이지 않아서입니다. 집에도 없고 빨래터에도 없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새댁을 애타게 찾았습니다. 바위 위에도 올라가 봅니다. 그러고는 주저 앉고 맙니다. 새댁이 납작 엎드려 꼼짝하지 않고 있어서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새댁을 끌어당겼지만, 바위를 안고 엉겨 붙어버린 듯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 자리에서 그만 바위가 되어버렸던 것입니다.
    "에구머니나! 불쌍해라. 기어이 신랑 따라 가버렸네."
    "한시도 떨어져 있기 싫어하더니 하늘나라에서는 함께 하게."
    그로부터 사람들은 이 바위를 망부석 바위라 불렀어요. 남편을 그리워하다 슬픔에 못 이겨 바위가 된 새댁의 넋을 기리기 위해서였겠지요.

  • 남부면 갈곶리 해금강은 수려한 경관으로 유명합니다. 제각기 다른 형상으로 솟아있는 바위가 보면 볼수록 아름답지요. 천길 절벽에 형상을 달리한 바위마다 신비한 전설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저렇듯 슬픈 전설을 지닌 망부석 바위는 일월관암을 지나 오른쪽 절벽에 우뚝 솟아 있는데, 마치 사람이 서 있는 모양새입니다.

    바위 아래쪽에는 펑퍼짐한 바위가 있습니다. 여기서 망부석 바위를 바라보면서 해마다 제를 올린대요. 아무래도 망부석이 된 새댁의 혼령을 달래주기 위함이겠지요. 그래야만 뱃길이 순탄한 가운데 풍랑도 만나지 않고 만선의 꿈도 이룰 수 있을 테니까요.

    망부석의 슬픈 이야기

출처 거제문화원